2021/07/13 00:33

아들의 신문스크랩 임신출산육아



그저께처럼 당연히 사진 1장에 달린 1줄짜리 기사로 스크랩하려고 들지 알았는데 나랑 같이 이리저리 넘기다가 자기 맘에 드는 기사를 발견하곤 그걸로 하자고한다. 생각했던 1줄짜리 기사가 아니라 꽤 긴 기사여서 다른 거 쉬운 거 하자고 한 번 더 권해봐도 이거 하고 싶단다. 그러라고 하고 소리내어 읽는데도 싫은 내색 없이 신나게 읽는다. 어려운 단어가 나와서 발음이 꼬이는데도 웃어가면서 고쳐읽고 고쳐읽는다.

물어보지도 않고 구독해놓고선 "너 때문에 받는 신문이다! 아까우니까 꼭 스크랩 해라~" 하면서 아이랑 힘들게힘들게 겨우겨우 하던 신문스트랩이었다. 그러다가 싸우기 싫어서 나도 힘들어서 외면하게 되니, 어느 순간 수북이 쌓이기 시작하고, 확 끊어버릴까 하다가 쌓여서 그냥 버리더라도 한달에 2만원도 안 되는 돈 하나도 아깝지 않다. 라고 생각하게 된 이후부터는 쌓이든 말든 내버려뒀다. 그저 사진만 들여다만 봐줘도 다행이다 싶어서 마음을 내려놓고나니 사진에 달린 1줄짜리 설명만 봐도 좋고 헤드라인만 봐도 그걸로도 족하다. 오늘 이렇게 신나게 읽고 자기 생각도 줄줄 적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그런데, 오늘 이렇게  편하고 재미있게 스크랩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용이 흥미로웠다는 점도 있겠지만, 스크랩에 앞서 아이와 나눈 대화가 즐거웠기 때문이었을 걸 같다.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고, 그 생각에 내가 정말 진심으로 감탄하고 칭찬해주고 했기에 아이가 마음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상태였던 것 같다.

'이준석리스크'가 뭐내고 묻길래, 하고싶은 생각을 바로바로 말해버려서 같은 당 사람들도 힘들어하나보다. 해주고, "너는 주변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바로바로 다 하고 사니?" 하니 그렇지 않단다. 속상해하거나 아무렇지도 않은 말도 그 친구에겐 속상할 수 있으니 최대한 조심해서 살피고 말을 한단다. 뺄 건 많이 빼고 말해준다네. 또 말을 할 때 함부로 표현하고 그러면 결국 자신을 낮게 만드는 일이 되니 그러지 않도록 해야한다고도 말해준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데, "정말 철이 많이 들었고 현명하구나. 내 아기가 어느 새  이만큼 컸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는 저맘때 저 나이에 저렇게 속 깊게 생각할 수 있었나. 하는 반성도 되었고 저절로 감탄하고, 칭찬이 마음에서 우러러 나왔다. 나는 왜 저런 아이를 윽박지르고 몰아붙이고 야단만 쳤던가. 내가 책을 읽고, 돈 주고 강사를 불러 강의를 듣고, 그러고도 부족해서 매주 스터디를 하고서도 달라지지 못한 부분을 아이는 이미 스스로 깨치고 하고 있었다. 비폭력대화가 무엇인지 강의를 듣지도, 책을 읽지도 않은 아이는 이미 생활에서 주변인들에게 그것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저 철없는 행동과 철없는 말이 보일 때 그것을 놓칠세라 매처럼 낚아채서 아이를 혼낼 줄만 아는 못난 엄마.

오늘 낮에 아이 담임이 아이에게 전화를 바꿔주는 동안의 짧은 통화에사 한 말이 또 한 번 마음에 코옥 파고든다.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우리 00이 정말 나무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그래서 여자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너무도 많습니다." 선생님은 상처 많은 나까지 치유해 주고 계신다. 감사하다. 언제든 담임 칭찬하거나 평가해야 할 땐 꼭 최고의 점수를 드리고 싶다.